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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소리/제 3의 교육

💸 P2E, 데이터화, 그리고 교육

by 뒬탕 202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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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E는 의미 있는가?

 요즘 P2E가 유행이다. P2E는 Play to Earn의 약자로,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는 쌀먹이라고 하던가. 하지만 나는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돈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는 의미가 없고, 가치의 매개체일 때만 의미를 가진다. 돈은 추상적 개념인 가치를 물리적 실체로 표현한 것뿐이다. 따라서 돈이 오갔다는 것은 가치가 오갔다는 뜻이다. 돈을 받은 쪽은 돈을 준 쪽에게 해당 돈만큼의 가치를 전달했다는 거다.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가치를 만들 수 있는가? 게임에서 가치를 만드는 쪽은 플레이어 측이 아니라 제작자 측이다. 플레이어는 제작자 측이 만드는 가치를 소비하는 측이다. 그런데 어떻게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가? 현재 이뤄지는 방식은 크게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게임사 측이 제공하는 가치를 중간에 빼앗아 파는 것이다. 게임은 재미라는 가치를 제공하지만 그 대가로 시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몇몇 사람들은 이 시간을 돈을 주고 판매한다. 그에 따라 행동은 최적화되고 재미는 사라진다. 몇몇은 메크로를 돌리며 이를 작업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이는 게임을 즐기는 다른 사람들의 재미를 떨어트린다. 이런 방식은 노동과 같다.

 

두 번째는 사람들이 모여 가치가 없는 것을 가치가 있다고 합의하는 것이다. 요즘의 NFT 게임들을 한번 살펴보자. 랜덤으로 설정된 캐릭터가 생성되며, 이를 돈을 주고 사고파는 게 가능하다. 원래는 가치가 없는 캐릭터이지만, 사람들이 의미를 갖고 가치를 부여한다. 마치 요즘 유행하는 포켓몬 씰 수집과 같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돈을 벌기 위해 한다는 점이다. 만약 게임이 재미있다면 첫 번째에 설명한 경우처럼 되겠지만, 게임이 재미없다면?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만 모여 계속 가격만 높이게 될 것이다. 이런 방식은 투기와 같다.

 

나는 P2E 게임에 대해 모든 것을 알지 못하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생각한 바로는 P2E 게임들은 노동이거나 투기이며, 아무런 가치도 만들어주지 못한다.

 

 

게임으로 가치를 만드는 법

 그럼 게임으로 가치를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P2E 게임 생태계는 불가능한 것일까? 아니라고 본다. 내가 생각한 게임으로 플레이어가 가치를 만드는 법은 아래 3가지이다.

 

첫 번째는 기능적 게임이다. 몇몇 게임들은 플레이하면 현실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Fold It은 단백질을 구부려 최적화된 구조를 찾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이용해 수십 년간 밝혀내지 못했던 에이즈 단백질의 구조를 3주 만에 발견하기도 했다. Eyewire는 뇌신경세포들이 어떻게 이어져 있는지 플레이어가 따라가며 등록해주는 게임이다. 이를 이용해 1600개 이상의 뉴런을 맵핑하였다. 만약 게임 플레이가 현실에 도움이 되고 금전적인 이득을 가져온다면, 이 이득을 플레이어에게 나누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 역시 게임을 노동으로 만들 수 있다. 데이터 라벨링 아르바이트의 경우는 위에서 소개한 두 게임들처럼 정해진 일을 수행한다. 작업을 하면 돈을 받을 수 있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를 즐거워하지 않으며,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AI의 발달로 점점 단순한 분석에는 사람의 손이 필요 없어지고 있다. (실제로 단백질 구조에 관해서는 구글의 ai 알파폴드가 생겼다) 그러면 점점 더 전문적인 일을 시켜야 하는데, 비전문가인 일반 플레이어에게 맡길 수는 없을 것이다.

 

두 번째는 창작마당이다. 플레이어들은 종종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생산자가 된다. 코스튬, 맵, 모드, 시나리오 등 게임 내에서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면서 즐긴다. 이 효과는 창작 가능한 플랫폼이 주어져있으면 극대화된다. 좋은 예시는 로블록스이다. 로블록스에서는 플레이어가 게임 내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플레이어는 그것을 플레이한다. 그리고 콘텐츠 내에 직접 수익구조를 넣어 로벅스라는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저질 컨텐츠의 범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적절한 방식이 아니라면 사용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파는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스팀 모드 유료화 사태처럼 말이다.

 

마지막은 데이터이다. 게임내의 모든 행동은 데이터화하고 기록될 수 있다. 특히 메타버스에서의 데이터라면 현실에서 이용가치도 크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현실에서 한 손님이 편의점에 들어왔다가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간다 가정해보자. 편의점 입장에서는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 시간 동안 관리비가 나가므로 손해다. 하지만 메타버스에서 현실과 똑같은 편의점이 있고, 똑같이 손님이 들어왔다 나간다면? 손님은 아무것도 사지 않았지만, 데이터를 편의점 측에 전해줄 수 있다. 어느 쪽부터 가는지, 시선은 어떤 제품에 가장 머무르고 어떻게 이동하는지 같이 말이다. 그리고 이 데이터는 기업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플레이어는 돌아다니기만 해도 가치를 만들어내고, 이는 다른 말로 돌아다니기만 해도 돈을 버는 시스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방식의 단점을 살펴보자면 당연히 개인정보 문제이다. 자신의 모든 행동을 감시한다는데, 누구든 좋아할리가 없다. 따라서 데이터와 돈을 거래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해야한다. 또 데이터 수집 범위를 제한해 해결해야 될 것이다.

 

교육과 데이터화

 나는 위에서 설명한 내용들이 교육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플랫폼을 만들어 플랫폼 내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강의가 아닌 다양한 형태로 말이다.

 

특히 교육에서 데이터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떤 것을 익히는데 어려움을 겪는지, 어떤 것을 더 쉽게 익히는지, 사람마다 상황마다 미세단계로 쪼개서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 알려면 이를 측정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헬스를 배울 때, 유튜브를 보며 공부한다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하므로 배우기가 어렵다. PT를 들으면 조금 나으나, 그래도 '느낌'이라고 불리는 정성적인 면은 전달하기 어렵고, 1:1로 이루어지기 떄문에 가격이 비싸다. 그럼 만약 풀트레킹 장비를 끼고 운동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관절이 어느 각도로 꺾이는지, 팔다리를 어느정도로 벌렸는지까지 데이터가 정량적으로 쌓일 것이다. 이 데이터를 이용하면 사람이 없어도 운동 지도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비약적으로 가격을 낮출 것이다.

 

공부에서는 이러한 데이터화가 어렵지만, 가능하다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강의형태를 탈피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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